제조업에서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분석 도구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조업 데이터 분석 도구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고, 실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안합니다.
분석 도구와 현장 데이터의 미스매치
제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적인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실시간 데이터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IoT 센서, 설비 제어 시스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ERP 등 다양한 소스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데이터 분석 도구들은 대부분 금융, 마케팅 등 디지털 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제조현장의 아날로그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종종 실시간성이 강하고, 구조화되지 않은 로그 형태이며, 노이즈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의 BI 도구나 클라우드 기반 대시보드는 데이터를 정제하거나 가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정확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분석 도구가 제공하는 인사이트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또한, 많은 데이터 분석 툴이 현장 운영자의 데이터 해석 능력까지 고려하지 않은 UI/UX 설계를 갖고 있어, 사용자 친화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공장 관리자는 복잡한 대시보드보다 간결한 경고 시스템이나 직관적인 결과를 선호하는데, 일반적인 분석 도구는 이와 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분석 도구와 현장 데이터 간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데이터 정제와 통합의 어려움
제조업에서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를 정제하고 통합하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제조기업 내부에 적절한 기술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더욱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례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기계마다 포맷이 다르고, 시간 단위나 단위 체계도 통일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 플랫폼에 통합하려면, 먼저 각종 CSV, 텍스트 파일, SQL 기반 데이터베이스, SCADA 로그 등 다양한 포맷을 하나로 묶어야 하며, 결측치 처리, 이상값 제거, 타임스탬프 정렬 등의 정제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또한, MES와 ERP 간의 데이터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생산 데이터와 재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없어 경영적 의사결정에 활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중소제조기업들이 여전히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엑셀에 입력하거나, 시스템 간 연동 없이 각기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분석 도구를 적용하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분석 도구 도입보다도, 데이터를 통합하고 정제하는 사전 작업에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야만 실질적인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간과하거나, 단순히 분석 툴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실패를 겪게 됩니다.
분석 결과 활용과 운영 연계 부족
분석 도구의 최종 목적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과 현장 개선입니다. 그러나 실제 제조 현장에서는 분석 결과가 운영과 연계되지 못하고 단순 보고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도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구조와 문화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정에서 불량률이 증가하는 패턴이 데이터로 도출되었더라도, 현장 관리자가 해당 내용을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즉각적으로 조치하지 않는다면 분석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분석 보고서를 매주 정기 회의용으로만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일일 작업지시나 설비 조정에 직접 반영하지 않습니다. 또한, 분석 결과를 액션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생산 담당자, 품질 관리자, 설비 기술자 등이 동일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분석 도구가 각 부서의 이해 수준이나 용어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되어 있지 않다면, 데이터는 오히려 부서 간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석 툴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나 운영 매뉴얼 없이 방치되면, 현장에서는 점점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결국 방대한 데이터가 저장소에만 남아 활용되지 않는 ‘데이터 사일로’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제조업의 데이터 분석 도구가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 특성과 조직 운영 방식 간의 불일치에 있습니다.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정제·활용하는 전반적인 프로세스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분석 도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장과 데이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